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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인턴다이어리 11

의사고시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

좋든 안 좋든 의사 고시와 관련한 대중들의 관심이 이만큼 높았던 적이 또 있을까. www.kuksiwon.or.kr/index.do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직종안내 더보기 국시원에서 다루는 시험직종에 대해 안내 받으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www.kuksiwon.or.kr 현행 의사고시는 한국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에서 관리하며,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으로 이루어진다. 한해 배출되는 의사의 수는 약 3500명 수준. 한의사나 치과의사를 제외하고, 매년 3000여명이 넘는데, 동시에 실기시험을 치를 수는 없다. 국시원이라고 불리는 건물에 여러개의 표준화된 방과 그 안에 훈련받은 배우들, 실기시험 도구들이 갖춰져 있고, 조별로 편성된 시험인원이 그 방을 순환하면서 시험을 치게 된다. 의과대학 교육환경과 술기 수..

인턴 일기

시작할 때 이미 다짐 했었다. 신세한탄 하지 않기로,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기로, 굳세게 내가 받은 것들을 돌려주기로. 그래서 였는지, 간혹 오프가 되어 6시간의 자유를 허가 받으면, 잠깐 자유롭게 컴퓨터 앞에 앉더라도, 안부라도 한글자 써보고자 해도 쉽사리, 말머리를 꺼낼 수가 없었다. 말머리를 꺼내고 나면, 지금의 이 고통을 나만 경험하는 고통의 일부로 여길 것 같아서. 나보다 평생을 힘든 상황에서 버텨내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이걸 불평하면 안된다고 스스로를 세뇌해 본다. 키보드를 눌려 몇 글자 마음을 토해내기 시작하면, 힘들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하게 될까봐 두렵다. 인턴을 시작하고 한참동안이나 가족과도 이전의 친구들과의 연락도 되지 않자, 친구들이 문자를 보내왔다. "살아 있냐?" 무슨 말을 해야..

병원 인턴, 삼신(三神)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어김없이 먹을 것을 향해 달려 들었다. "쌤 많이 드세요." 수간호사 선생님이 웃으면서 오뎅 한접시를 내민다. 역시나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며, 살짝 눈치를 본다. "아~, 원래 제가 군것질이나 이런거 별로 안먹는데요, 요즘에 이상하게 자꾸 먹을 것만 보면 참을 수가 없어요." 멋쩍게 웃으면서, 궁색한 변명을 해본다. 아침 11시. 5시부터 빈속으로 일했는데, 배가 안고플리가 없다. 그래도 너무나 로딩이 많은 파트였기에 그런 변명도 생각나지 않는다. 엉덩이가 의자에 착륙하자마자 잠이들고, 먹을 것만 보면 달려든다. 머리를 씻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귀찮아서 오늘은 세수도 안했다. "괜찮아요. 쌤. 원래 인턴은 삼신(三神)이라 잖아요. 먹을 땐 식신(食神), 엉덩이만 붙이면 잠든다고 잠신 또.. 뭐더..

휴머노이드. 인턴.

막연히 의대를 들어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의사가 되는 줄 알았지만, 실제로 한과목의 전문과목을 가진 전문의가 되기위해서 거쳐야 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길다. 합해서 14년에서 16년 정도 걸리는 교육기간이 사람과 질병을 공부하기에 있어서 결코 충분한 시간은 아닐테지만, 짧은 시간은 아니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이 과정의 한가운데 있지만, 지나고 보면 너무나 쉽게 지나온 것만 같은 이 하나하나의 과정들이 언제나 힘겹고, 버겁다는 것도 사실이다. ------------------------------------ 의대 예과 2년 or 일반 대학 4년 ------------------------------------ 의대 본과 4년 or(=) 의전원 4년 -------------------------------..

일본 국립의대 해부학 실습 - 큐슈 의과대학 교환학생 해부학 실습

일본 국립의대 해부학 실습해보니.. - 큐슈 의과대학 교환학생 해부학 실습기 ▶ 관련 포스트 일본국립 큐슈 대학병원, 의과대학 탐방기 02 일본국립 큐슈 대학병원, 의과대학 탐방기 01 후쿠오카는 어디지? 하카타는 또 어디야? 1. 한국과 일본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 비교에 앞서..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해부학 실습을 한다. 아니 해야한다. 배워야 할것도, 해야할 것도 너무 많은 본과 1학년 1학기, 이때 해부학 실습의 무게감은 상상이상이다. 물론, 선배들도 그래왔고, 나도 그랬고, 후배들도 그러고 있다. 그 후로도 2월이되고, 개강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때 해부학 실습실에서 포르말린 냄새가 번들번들 밀려나오면 여러 상념에 빠지곤 한다. 본과 2학년 때는 힘들었던 본과 1학년의 시간들이, 본과 3학년 때는 일..

생명의 소중함, 산부인과 분만 실습과 첫 아이 - 서브인턴 다이어리

같은 조 친구들과 함께 외래, 수술방, 분만실을 돌아가면서 산부인과 실습이 시작된지 3일째. 일과시간에는 분만실, 저녁에는 당직이 걸렸다. 다른 친구들도 하나 같이 힘들다고 투덜거렸는데, 사실 나는 좀 재밌었다. 특히나 어제는 외래에서 교수님께서 한 임산부의 초음파를 보여주셨다. 임신한지 한 5개월쯤 되었을까. "저기 반짝이는 점 같은게 심장이야, 자~ 한번 볼까~" 교수님께서 초음파를 가져다 대자 소리가 들린다. "슈욱, 슈욱" 심장소리가 초음파 검사를 하는 어둡고 자그마한 방에 울린다. "슈욱, 슈욱, 슈욱" 묘한. 공감. 이 아이가 살아있구나. 이렇게 작은 심장도 뛰는구나. 감동스럽기 까지하다. "애기 심장소리 잘들리죠?" 산모의 눈에 살짝 눈물이 비친다. 생명은 이렇게 신비하구나. 새삼 작은 감동..

의대생의 방학생활 - 아산병원 서브인턴쉽

2009년 1월.4주간의 겨울 방학에 인도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이런 저런 준비를 했었는데, 못가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나? '인도로 간 또또'라는 동화책을 읽고 인도 여행을 꿈꿔왔는데 막상 가려고하니 여러가지로 신경쓰이기도 하고, 군미필자라는 신분에 여권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여러가지로 복잡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금 사정이 좋지 못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아두었던 돈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부모님께 기대는 것도 등록금과 생활비면 충분했지 여행간다고 손벌리기가 여간 염치 없는 것이 아니다. 대신 서울아산병원에서 서브인턴쉽 프로그램을 돌게 되었다. 한번 쯤 다른 병원에서 실습을 돌아보고 싶기도 했고, 예전에 말했던 것 처럼, 실습 돌면서 하나씩 배우는 것들에 즐거움이 생..

베토벤 산타 바이러스 - 병원 속 작은 크리스마스 연주회

토요일 오후, 주로 본과 1학년 2학년이 사용하는 1층 열람실에 불이 꺼져있다. 본과 1학년은 오늘 오전 시험을 보았고, 본과 2학년은 특성화 연구로 바빠 자리에 없다. 텅빈 열람실 옆에는 가방들과 악기들이 잔뜩 쌓여있고, 의자를 옮기는 분주한 손길들만 보인다. 로비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옆으로 시험을 치고 눈이나 좀 붙였을까싶은 본과 1학년, 그리고 예과생들이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아이들은 어디론가 의자를 옮기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고, 누군가 가방과 악기들을 옮긴다. "산타"관련 지난글 보기 - 산타할아버지 버스타고 선물배달하시네.(click!). 의자들이 운반된 곳은 병원 로비 2층. 가방과 악기들은 외래 진료실 앞의 구석진 의자에 놓여진다. 의과대학 관현악 동아리는 매년 크리스마스가..

존경 - 외과 실습의 꽃 수술 스크럽

그래도 병원으로 "출근"인데 매일 아침 샤워까지는 안하더라도 최소한 자면서 뒤집어진 머리는 바로하고 출근하는게 예의 아니겠는가. 역시나 기숙사 샤워실은 아침에 무척 붐빈다. 급할 때는 누군가는 싱크대에서 머리를 감기도 하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게 바로 나였다. '어차피 아무도 음식 안해먹는걸' 하면서 속으로 합리화하면서 후다닥 씻는데 어느새 손을 스크럽하듯이 씻고 있다. 이제 외과 실습 6주차. 이놈의 조건반사. 아직 잠이 덜깬거다. 역시나 외과 실습의 메인은 수술 스크럽(수술보조?)이 아닐까 한다. 가끔은 각 수술 담당 레지던트 선생님의 "손 닦고와" 혹은 "손 씻고와" 한마디에 인턴 선생님과 서브인턴의 표정이 바뀌기도 한다. 실제로는 서브인턴(PK)의 쓸모가 수술도구 Kim's(세계적 위암 수술의 대..

늘 행복하시기를 - 의대생의 정신건강

오랜만에 포스팅을 블로거 뉴스에 송고 해놓고, 베스트 목록에서 포스트 하나를 읽었다. "의대생활 힘들다며 자살했던 동기"라는 글을 보니 선배 그리고 친구의 모습이 눈에 스친다. 그리고, 꽃다운 나이 20에 생을 포기한 친구 여동생의 이야기를 TV 재연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다시 보게된 씁쓸했던 기억들.. 나에게 2006년 가을과 겨울은 이별의 계절이었다. 최근 부쩍 자살이 눈에 띄고 있다. 이름을 열거하자면 수도 없이 많은 연예인들이 최근 갑작스럽게 생을 포기하였고, 이것이 사회 전반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항상 타인에게 노출되어 있고, 흥행과 실패, 팬과 안티, 인기와 악플에 민감하기 때문일까? 아침 회진을 돌다가 보게된 TV 속보에 잠시 멈추어 섰던게 바로 얼마전이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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