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때 이미 다짐 했었다. 신세한탄 하지 않기로,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기로, 굳세게 내가 받은 것들을 돌려주기로. 그래서 였는지, 간혹 오프가 되어 6시간의 자유를 허가 받으면, 잠깐 자유롭게 컴퓨터 앞에 앉더라도, 안부라도 한글자 써보고자 해도 쉽사리, 말머리를 꺼낼 수가 없었다. 말머리를 꺼내고 나면, 지금의 이 고통을 나만 경험하는 고통의 일부로 여길 것 같아서. 나보다 평생을 힘든 상황에서 버텨내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이걸 불평하면 안된다고 스스로를 세뇌해 본다. 키보드를 눌려 몇 글자 마음을 토해내기 시작하면, 힘들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하게 될까봐 두렵다. 인턴을 시작하고 한참동안이나 가족과도 이전의 친구들과의 연락도 되지 않자, 친구들이 문자를 보내왔다. "살아 있냐?" 무슨 말을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