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낭여행이니까 배낭을 매야하는 거 아냐?
밤늦게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유럽 배낭여행가는데, 배낭이 좋아 캐리어가 좋아?"
"딱 꼬집어서 어느게 좋다고 말하긴 좀 그런데.."
"그래도 배낭여행인데 배낭이 좋겠지? 응? 응?"
"아니, 뭐 꼭 그런건 아니고, 두개 다 장단이 있는데,,"
"배낭여행인데 배낭이 좋은거 아냐? 이동할 때도 편하고?"
"아, 그건 그렇기도 한데.. ."
"너는 뭐 가지고 갔었어?"
갑작스런 질문에 답도 제대로 못해주고, 우물우물 거렸다. 친구는 언니랑 같이 가기로 했다는데 배낭이냐 캐리어냐를 놓고 의견대립 중이란다. 뭐, 그럼 일단 배낭편을 들어 주긴해야겠는데 말야. 배낭을 매고 다닌 입장에선 캐리어가 더 좋아보이더란 이야기를 어떻게 정리해줘야 할지 몰라 우물우물거렸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배낭과 캐리어를 놓고 고민을 한다. 나도 그랬고, 내 친구도 그랬고, 수 많은 사람들이 배낭과 캐리어, 거기에 끌낭까지 선택의 물망에 올려놓고 혼란에 빠진다. 도대체 어느걸 선택해야해?
2. 짐을 어느 정도 가져갈 것인가?
이미지 출처 http://kdaq.empas.com/qna/view.html?n=6345422
배낭과 캐리어를 비교하기에 앞서 짐을 어느 정도 가져 갈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한다. 유럽을 1달정도 여행한 나는 DSLR, 가이드북, 읽을 책들을 포함하여 약 10kg 정도의 짐을 배낭과 크로스백에 나눠서 들고 다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여행이 길어질 수록 배낭이 무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북유럽을 포함하여 약 1달 반 이상을 여행한 친구는 5KG이 안되는 짐을 싸서 책가방에 넣고 가볍게 돌아 다녔다. 여행이 길다고 짐이 많이 필요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나중에 유럽 배낭여행 짐싸기를 포스팅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짐의 규모는 꽤 편차가 크기 때문에, 자신이 가져갈 짐의 규모(?)를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 짐을 5kg 미만으로 꾸릴 수 있다면 당신은 진정한 배낭 여행의 대가. 학교 다닐때 매던 책가방만 있으면 된다. 배낭이 가벼워 진 당신은 이미 영혼도 자유롭다. 반면, 스타일리스트인 당신! 아무리 가져갈 것이 많아도 15kg 이상의 짐을 들고 다니진 말 것. 조금 구겨진 셔츠면 어떠리. 자유를 찾아 떠난 여행, 스타일도 좋지만 어깨의 자유도 필요하다. 당연히, 10kg 미만으로 짐을 꾸리는 것도 여행의 실력이며 노하우이다. 일반적인 10kg 정도의 짐이라면 보통은 30~40L의 배낭, 25인치 이하의 캐리어가 있으면 된다.
[여행준비] - 유럽 배낭여행 짐싸기 노하우 - 준비물 체크리스트
[여행준비] - 외국에서 한글입력(gksrmfdlqfur)하는 방법 - 한글입력기(gksrmfdlqfurrl)
3. 배낭 Vs. 캐리어 어느게 좋아?
어느 것이 좋다고 한번에 말하기는 쉽지 않다. 배낭과 캐리어에 대한 선호는 개인적인 호불호에 따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배낭과 캐리어가 어느 경우에 더 추천되는지를 표로 정리해 보았다.
배낭 | 캐리어 | |
여행지 | 교외, 비포장도로, 계단, 역사를 간직한 도로(돌블럭), 잦은 기후변화(비), 사람이 많아 복잡한곳 | 포장도로, 평지, |
유럽의 도심지 | 공항, 기차역 | |
여행방법 | 자유 배낭 여행 |
패키지, 호텔팩 |
숙소 | 현지에서 구함, 대중교통과 멀리 있음, | 사전예약, 대중교통과 가까운 곳 |
이동 | 잦은 이동, 숙소 없이 관광 후 이동, 뛰어야 할 경우 | 한 도시에 오래 머뭄 |
체력 | 보통이상, 체력소모 크다 | 보통이하, 체력소모가 적다 |
정리 | 정리정돈이 어려움 | 정리정돈이 쉬움 |
장점 | 양손이 자유로움, 뛰어난 기동성 | 어깨가 자유로움, 무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
유사시 | 배게로 활용가능 | 의자로 활용가능 |
높은 이동성, 어깨가 무겁다 | 이동 및 정리가 편리하다 |
4.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기본적인 속성이 저렇다는 것이다. 유럽의 도심지에는 돌블럭으로 된 곳이 많아서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것은 불편하다. 하지만, 항상 배낭을 매거나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유럽 배낭여행시 유레일 패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고, 기차를 이용하게 될 경우 기차역은 대게 도심에 위치하며, 짐을 보관 할 수 있는 코인라커를 가지고 있다. 한 도시에서 1박 이상을 하는 경우라면 가장 먼저 숙소를 찾고 짐을 풀게될 것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배낭을 매거나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즉, 도시를 이동할 때가 아니면 전체 짐을 들고 다니지 않는 다는 것이다. 대부분 큰 짐을 풀거나 코인라커에 넣고, 보조가방을 매고 다니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 남부의 경우 로마에 민박을 잡았다면, 숙소에 짐을 맡기고 가벼운 짐만으로 짧게 여행을 다녀 오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5. 나는 왜 배낭을 가져갔나.
나는 원래 등산을 좋아한다. 탑로딩 방식의 배낭에 익숙하고, 두손이 자유로웠으면 했고, 유사시에 배낭을 매고 뛰거나 배낭을 매고 도시를 돌아다녔으면 해서 배낭을 선택했다. 돈이 없어서 코인라커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 했으나, 평소 매던 것보다 무거웠고, 일행과 함께 짐을 보관할 기회가 많아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피렌체 역의 경우 가방 1개에 4유로 정도를 받아서 그냥 매고 돌아다녔다. 피렌체 두오모에 오를때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배낭을 맨체로 올라가니 사람들이 쳐다보더라.)
6. 어떤 배낭 or 캐리어를 선택해야 하나?
(1) 캐리어 : 하드케이스 Vs. 소프트케이스, 우레탄 바퀴 Vs 플라스틱 바퀴
여행과 관련된 이러저런한 괴담이 많은데, 훤한 대낮에 칼을들고 배낭이나 캐리어를 찢어서 물건을 훔쳐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짐을 제대로 간수만 한다면 도난당할 일은 배낭이든 캐리어든 크게 많지 않다. 즉, 굳이 하드케이스의 캐리어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크기는 25인치 이하. 지퍼, 손잡이, 고리, 봉제선, 바퀴 등이 튼튼한지 확인해야 한다. 바퀴는 플라스틱보다 우레탄 바퀴가 조용해서 좋다.
▶ 캐리어 선택 Tip
- 바퀴가 4개인 캐리어를 선택하라 (바퀴 잠금 장치가 있어야 한다)
: 여행을 다니다가 궁금한게 있어서 공항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물어 보았다. "왜 내 캐리어는 항상 늦게 나올까?" 단번에 이야기 하는 내용은 바퀴가 4개인 캐리어는 짐을 옮길때 밀어서 옮기기 때문에 먼저 옮기는 경우가 많고, 바퀴가 2개인 경우 일일히 들어서 옮겨야 해서 늦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퀴가 4개인 캐리어의 경우 캐리어를 끌고 버스를 타거나, 바닥이 경사진 경우 잠금장치가 없으면 굉장히 불편하다. 바퀴가 4개인 캐리어를 선택하지만 잠금 장치가 있는 것을 선택하라.
- 되도록 TSA 잠금 장치가 있는 캐리어를 선택하라
: TSA는 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 의 약자로 즉 미국 국토안전국 산하 교통안전청을 말합니다. 국제 테러등에 대비해서 여행시 보안검사가 까다로워 졌습니다. 공항 검색시 의심되는 모든 수화물은 강제로 열어서 검사를 하는데요, 이때 자물쇠로 잠겨있는 경우 뜯어서 검사를 하게 됩니다. 검사후에는 TSA 이름으로 된 메세지가 들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일반 자물쇠는 자물쇠를 파손되는데요, TSA 자물쇠는 마스터키를 가지고 있어서 열어볼 수 있습니다. 필요시에는 이 마스터 키를 가지고 자물쇠를 열게 됩니다. 따라서 소중한 캐리어나 자물쇠가 파손되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미국령 경유 TSA 자물쇠 이용이 추천됩니다.
- 기내용? 수화물용
: 비행기 기내로 들고 들어갈 수 있는 캐리어의 크기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사용하실 용도에 맞추어 크기를 결정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2014-02-04 추가
(2) 배낭 : 등산용 배낭말고 여행용 배낭을 선택하라.
이미지 출처 http://ask.nate.com/qna/view.html?n=8912886
굳이 여행용 배낭, 등산용 배낭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배낭은 짐을 넣고 빼내는 곳의 형태에 따라 Panel Load 형태, Top Load 형태가 이 있고, 이 두가지를 조합한 형태도 있다. Panel Load는 배낭의 앞쪽을 반타원형 지퍼로 여는 형태인데, 수납이 편하지만, 많은 짐의 효율적인 수납이 어려워 보통 소형배낭에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Top Load는 배낭의 윗부분을 자루와 같이 조이고, 뚜껑(Hood)을 덮는 형태로 짐의 수납은 불편하지만 많은 짐을 다져서 꾸릴수 있어 대형배낭에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며, 지퍼가 고장날 염려가 없어 내구성도 더 좋다. 등산용 배낭의 경우 잡목들이나 여러가지 걸림이 될만 한 것이 많아서 배낭의 폭이 좁고 매끈한 형태의 Top Load 방식이 선호된다. 하지만, 여행용 배낭에서 짐의 수납이 편리하며, 내부 파티션이 있는 Panel load 방식이 더 편리하다.이미지 출처 http://www.totalbag.com
앞서 말한 것 처럼 등산용 배낭은 표면에 매끈하여, 주 수납 공간 이외의 보조주머니의 수가 적다. 보통 배낭에는 앞판쪽에 보조주머니가 달려 있다. 보조주머니는 다양한 물건들을 구분해서 보관하기 편리하다. 쓸모와 활용도에 맞게 짐을 정리 할 수 있다. 하지만, 배낭의 보조 주머니는 배낭의 원가를 높이고, 배낭의 무게가 많이 나가게 하기 떄문에 꼭 필요한 보조주머니가 알맞게 달려 있는 배낭이 좋다.
집에 배낭이 없고, 여행을 준비해서 구입예정이라면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매장이나 시장에 가서 직접 매어 보고 어깨에 맞는지, 실제로 편한지 확인 해보아야 한다. 절대로 무리해서 큰 것을 사지 마라. 배낭도 개인별로 적절한 크기가 있다.
(3) 방수, 레인커버를 준비하라.
캐리어든 배낭이든 되도록이면 방수 재질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가이드북을 포함하여 젖으면 안되는 짐이 많다. 방수 재질의 배낭이라해도 레인커버를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말자. 따로 구매할 경우 레인커버는 2만원 선에서 구입 가능하다. 캐리어도 레인커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4) 자물쇠를 준비하라.
캐리어 뿐만 아니라 배낭도 panel load 방식의 경우 잠글 수 있는 지퍼는 모두 자물쇠로 잠글 수 있어야 하며, 와이어락 같은 줄이 있는 자물쇠가 필요하다. 기차이동, 유스호스텔에서의 숙박 등에서 가방이나 캐리어를 꼭 잠그고 기둥에 묶어 두어 분실 및 도난에 대비하여야 한다.
7. 작은 가방과 복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큰 배낭은 도시간의 이동중에 사용한 후에 호텔의 방에 놓아두고, 작은 가방은 도시내의 관광할 때 카메라, 수첩, 가이드 북을 넣은 채로 다닙니다. 작은 가방으로 백팩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크로스 백을 더 많이 사용하는 듯 합니다. 작은 가방 뿐만 아니라, 복대 역시 꼭 준비 해야 합니다. 여권, 항공권, 돈을 넣어서 다닐 수 있는 것입니다.
배낭과 캐리어를 선택하시는데 조금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배낭과 캐리어, 이 두가지의 선택은 개인적 호불호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 입니다. 어느 것을 선택하셔도 여행이라는 큰 맥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떠나는 짐은 최대한 가볍게, 그리고 그 빈자리는 여행의 추억과 감동으로 무겁게 돌아 올 수 있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유럽 배낭 여행에 꼭 필요한 짐들의 목록과 챙기는 방법, 노하우에 대해서 포스팅 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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