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영국 런던 날씨, 뮤지컬 We Will Rock You - 유럽배낭여행

GAP 2007. 12. 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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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 변덕스러운 날씨, We  Will Rock You.. 2nd day 01 - 유럽배낭여행기

게스트 하우스 '천 개의 태양'의 남자 단체방은 바닥에 매트리스만 8개 정도가 늘어져 있다. 자리에 누우면 낡은 매트리스는 힘겨운 소리를 냈고 몸뚱아리는 겨우 찬 바닥에 닫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불평할 새도 없이 다른 여행자들의 코골이 속에서 평안히 잠이 들었다.


런던의 2번째날, 즉 유럽 배낭여행의 2번째 날이다. 


20070820 금요일. 비 -> 폭우 -> 맑음 (눈부심)


 피곤함도 참고, 낯선 공기, 낯선 태양, 낯선 풍경, 온갖 낯선 것들 사이에서 눈을 떴다. 아침 해는 너무 빨리 떴다. 문득 어제 일어났던 수 많은 일들이 꿈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으로 우중충한 하늘이 보였다. 런던. 나는 낡은 매트리스에서 일어났다. 06:30 어슴프레 방으로 들어오는 빛 아래 많은 것들이 보인다. 다른 여행자들. 소소한 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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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일어나 샤워를 했다. 앞사람은 어떻게 샤워를 했던 걸까? 비좁은 샤워부스. 따뜻한 물을 틀기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겠다. 이른 아침, 런던은 꼭 쌀쌀한 가을 날씨 같은데. 할 수 없지뭐. 팔굽혀펴기 1개 2개 .. 30개.. 50개. 이른 아침 화장실에서 팔굽혀펴기 50개. 샤워를 하는데 벨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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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씻고 나오니 좁은 복도에 두개의 트렁크가 놓여있었다. CHOI와 HYEM이 도착했다. 반가웠다. 안도감 혹은 반가움. 런던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겨우 Choi와 Hyem이 작성한 계획서를 꼼꼼히 읽어 보았다. 읽는 내내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여행 천재.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일정. 완벽한 계획. 딱 맞는 예산과 동선. 바쁜 학교 생활 중간 중간 읽어서 분석해둔 가이드북과, 시간 날 때마다 읽어둔 인터넷의 많은 리뷰들. 갑작스럽게라도 유럽여행을 시작 할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계획표 덕분이었다. 일주일 전까지도 중국 여행을 계획하던 나와 W 만으로 이 여행은 불가능 한 것이였다.


  아침식사를 했다. 민박집이라 한식을 준비해 주었다. 여기가 한국인지 영국인지 구분이 잘 안간다. 다만 석회수 물을 걸러 먹기 위해 필터가 설치되어 있는 흰색 주전자가 눈에 띄였다. 석회수를 그냥 먹어 보겠다고 결국 맛을 보았다. 텁텁한 입맛. 먹는다고 죽는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물맛. 처음부터 이런 물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은 이 물맛을 어떻게 생각할까. 

킹스크로스(King's Cross)역킹스크로스(King's Cross)역

킹스크로스(King's Cross)역킹스크로스(King's Cross)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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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스타 티켓을 구하기 위하여 킹스크로스(King's Cross)역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곳에서 싸게 파는 곳이 있다고 했는데, 여행사를 찾지 못했다.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King's Cross의 역에서는 단지 워털루 역으로 가라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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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리는 비때문에 귀찮기도 했고,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포기하고, 빅토리아로 이동하였다. 빅토리아역에서는 쉽게 STA travel을 찾을 수 있었다. 표를 예매하기 위해 앉아있는 동안 몸이 좀 따뜻해졌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사람들은 오고가고.

STA travelSTA travel - 유로스타(Eurostar)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다.

(빅토리아 역을 빠져 나와서 바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50m도 안되는 거리에서 STA travel을 찾을 수 있다. 물론 러셀스퀘어에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빅토리아역 근처에서 만난 Asiana Airline

 유로스타(Eurostar) £59. 학생할인을 받았지만, 너무 비싸다. 기차 시간도 별로 였는데, 도무지 자리가 없었다. 어쩌냐, 성수기인걸. 유로라인(Euroline) 버스를 탈 껄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Victoria palace theatre - Billy Elliot

 빅토리아 역의 맞은편에는 빌리엘리어트를 상영하는 뮤지컬 극장이 있다. (Victoria palace theatre - Billy Elliot) 어느새 런던의 뮤지컬은 배낭여행객에게 필수 코스가 되어 있었다. 이미 한국에서, 영화 빌리엘리어트를 다시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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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빌리엘리어트(Musical - Billy Elliot) 표를 예매했다. 아침일찍가면 당일 티켓 여분을 판매한다.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나같은 배낭여행객이나 학생들을 위해서 저렴하게 판매했다. £25. 남은 좌석은 1층 제일 앞자리와 2층 제일 앞자리. 표를사고 극장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비가 쏟아졌다. 아침부터 부슬 부슬 내리던 비가, 지금은 폭풍우 처럼 퍼붓고 있었다. 런던 날씨 괴팍하다더니, 정말 괴팍하다.





 숙소에서 가져온 빵을 입구에 앉아서 뜯어 먹었다. 좀 창피했지만. 그래도 숙소에서 빵을 가져 온 것이 다행이었다. 돈도 없고, 배도 고프고. 유로스타를 여기에서 사는 바람에 한국에서 환전해온 돈은 이미 다써버렸고, W군에게 빚만 늘어나고 있다. 빵을 먹으면서 비가 줄어들길 바랬지만, 그러지 않았다. 어쩌겠니, 비 맞아야지. 다시 지하철 역으로 달려갔다. 춥고, 힘들고. 지하철을 타고 대영박물관으로 이동했다. 가장 가까워 보이는 토튼햄(Tottenham CT. RD.) 역에서 내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토튼햄 지하철 역 Tottenhama CT. RD. 화려한 타일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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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는 이미 한바탕 쏟아진 뒤라 그런지 소강상태였다. 지하철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뮤지컬 - 위윌락유(Musical - We Will Rock You.)의 공연장(Dominion theatre). 퀸이란 한 나라의 밴드가 전세계에 미친 영향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한 극장에서 5년째(2002-2007) 장기상영중인 뮤지컬이 굉장해 보였다. 한 철 인기를 끌다가 사라지는 유행이나 베스트 셀러가 아닌, 명작을 가졌다는 생각에 부러움이 앞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Musical - We Will Rock You. Dominion theatre.

사용자 삽입 이미지입구위의 Freddie Mercury.

 빨간 공중전화 박스(사진-비쥬얼가이드)를 보자 Roger가 생각났다. Choi는 집에 전화를 하고, 나는 Roger에게 전화를 했다. 호텔에 없어서, 메세지를 남겼다. 공중전화비가 £0.5 한국돈으로 1100원 정도. 비오고, 춥고, 우울하다. 전화박스를 벗어났는데, 뭔가 이상하다. 하늘이 눈부시다.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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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담처럼 한번에 하늘이 맑아졌다. 신기했다. 새파란 하늘과 새빨간 이층버스. 장난감 같다. 신기해 하는 것도 잠깐. 대영박물관을 향해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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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도 그치고, 날씨 처럼 마음도 밝아 졌다. 골목길을 걸어보고 싶어서 괜히 옆길로도 가보고, 대영 박물관을 향해 걸어갔다. 날씨는 금새 따스해졌다. 그래 이래야 배낭여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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