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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인턴 4

생명의 소중함, 산부인과 분만 실습과 첫 아이 - 서브인턴 다이어리

같은 조 친구들과 함께 외래, 수술방, 분만실을 돌아가면서 산부인과 실습이 시작된지 3일째. 일과시간에는 분만실, 저녁에는 당직이 걸렸다. 다른 친구들도 하나 같이 힘들다고 투덜거렸는데, 사실 나는 좀 재밌었다. 특히나 어제는 외래에서 교수님께서 한 임산부의 초음파를 보여주셨다. 임신한지 한 5개월쯤 되었을까. "저기 반짝이는 점 같은게 심장이야, 자~ 한번 볼까~" 교수님께서 초음파를 가져다 대자 소리가 들린다. "슈욱, 슈욱" 심장소리가 초음파 검사를 하는 어둡고 자그마한 방에 울린다. "슈욱, 슈욱, 슈욱" 묘한. 공감. 이 아이가 살아있구나. 이렇게 작은 심장도 뛰는구나. 감동스럽기 까지하다. "애기 심장소리 잘들리죠?" 산모의 눈에 살짝 눈물이 비친다. 생명은 이렇게 신비하구나. 새삼 작은 감동..

베토벤 산타 바이러스 - 병원 속 작은 크리스마스 연주회

토요일 오후, 주로 본과 1학년 2학년이 사용하는 1층 열람실에 불이 꺼져있다. 본과 1학년은 오늘 오전 시험을 보았고, 본과 2학년은 특성화 연구로 바빠 자리에 없다. 텅빈 열람실 옆에는 가방들과 악기들이 잔뜩 쌓여있고, 의자를 옮기는 분주한 손길들만 보인다. 로비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옆으로 시험을 치고 눈이나 좀 붙였을까싶은 본과 1학년, 그리고 예과생들이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아이들은 어디론가 의자를 옮기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고, 누군가 가방과 악기들을 옮긴다. "산타"관련 지난글 보기 - 산타할아버지 버스타고 선물배달하시네.(click!). 의자들이 운반된 곳은 병원 로비 2층. 가방과 악기들은 외래 진료실 앞의 구석진 의자에 놓여진다. 의과대학 관현악 동아리는 매년 크리스마스가..

존경 - 외과 실습의 꽃 수술 스크럽

그래도 병원으로 "출근"인데 매일 아침 샤워까지는 안하더라도 최소한 자면서 뒤집어진 머리는 바로하고 출근하는게 예의 아니겠는가. 역시나 기숙사 샤워실은 아침에 무척 붐빈다. 급할 때는 누군가는 싱크대에서 머리를 감기도 하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게 바로 나였다. '어차피 아무도 음식 안해먹는걸' 하면서 속으로 합리화하면서 후다닥 씻는데 어느새 손을 스크럽하듯이 씻고 있다. 이제 외과 실습 6주차. 이놈의 조건반사. 아직 잠이 덜깬거다. 역시나 외과 실습의 메인은 수술 스크럽(수술보조?)이 아닐까 한다. 가끔은 각 수술 담당 레지던트 선생님의 "손 닦고와" 혹은 "손 씻고와" 한마디에 인턴 선생님과 서브인턴의 표정이 바뀌기도 한다. 실제로는 서브인턴(PK)의 쓸모가 수술도구 Kim's(세계적 위암 수술의 대..

의과대학 서당개 3년 - 서브인턴을 아시나요?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했던 그 개는 분명 머리가 좋았나 보다. 본과 3학년, 5년째 의대를 다니는데, 아직 풍월은 커녕 교수님 질문에 쩔쩔 맨다. 어렴풋이, 아 이거 언젠가 공부했던 건데. 책장의 모습과 사진은 어렴풋이 떠오르는데 무슨 글자가 적혀있었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마음 속으로 지나치게 나쁜 내 기억력을 탓하며, 한없이 작아진다. 고양이 앞의 생선 같은 기분이라 할까. 위기에 처하면 바퀴벌레는 아이큐가 순간적으로 수직상승하여 살길을 찾는다 했던 것 같은데, 교수님의 질문을 받는 순간, 머리가 굳어 버린다. 대답을 척척해내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또 한번 초라해지는 건 나뿐만은 아니겠지. 의과대학 교육 과정 - 위키백과, 블로그 어른이 되기만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의과대학에 예과생으로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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