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산을 갔다. 이상하게도 부산은 도착하자마자 부산의 느낌이 난다. 오래된 부산이 아니라, 새로 지어진 기장에서도 부산의 느낌이 있다. 잘 정리된듯, 정리되지 않은듯, 큰 도시인듯, 아닌듯. 바다를 가지고 있는 도시라고 다 같지는 않겠지만, 뭔가 모를 바다 냄새.
친구가 고기를 산다며, 산 위로 차를 몰았다. 경치가 제법보이는 구나 싶은 곳에 서 있는 신축 건물. 노출 콘크리트와 루프탑이 눈에 들어왔다. 커피숍인가?
주차장에 차를 대고, 1층에 한우를 전시해 놓은 곳으로 들어갔다. 식육 식당이구나. 식육 식당은 일반 한우 집 보다 10% 가량 고기 값이 저렴하다.
매대에서 마블링이 잘된 고기를 몇 접시 골라 본다. 이거 제법 맛있겠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격이 부담스럽다.
옆 건물 3층으로 올라간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보이는 풍경이, 소고기 집으로는 아깝기도 하다. 저녁에 오면 내려다 보이는 야경도 참 아름답겠구나 싶으다. 바다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정관 신도시를 이렇게 내려다 보면서, 저 멀리 하늘과 산을 바라 보는 것도 호사 스럽기도 하다.
불이 좋다. 처음에 올라오는 불을 기다려, 숯이 하얗게 불탈 때쯤 고기를 올려 놓는다. 육즙이 배어 올라올때쯤, 뒤집어서 살짝 구워서 먹어 본다. 지방은 몸에 안 좋을텐데. 그래도 일단 먹는다.
고기를 먹고는, 영수증을 들고, 옆 루프탑 까페로 간다. 고깃집과 커피숍은 완벽한 조합인 것 같다. 오륙도 가원이 생각난다.
시원한 바람을 쐬며, 정관 신도시를 내려다보며, 정관 고기 맛집, 한우 맛집인 곰내재468의 건물을 찬찬히 뜯어본다. 한우 맛보다 건물이 주는 매력이 더 큰 곳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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