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을 서는 사무실 밖으로는 밤새 눈이 내렸다. 눈은 세상의 소리를 잡아 먹어 눈이 오는 소리를 낸다. 소리가 사라진 밤, 창을 열어본다. 눈이 오는 밤은 특히 더 어두웠다. 겨우내 눈은 차곡히 쌓였고, 나는 그 틈새에 책장을 부지런히 넘겼다. 라디에이터 옆에 앉아 바싹 마른 책장을 넘겼다. 느긋하게 앉아 읽는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겨울과 제법 잘 어울렸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지음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꽤 많은 글자를 소리 내서 읽었다. 인용되어 있는 시도 소리내서 읽었고, 본문도 소리내서 읽었다. 읽었던 부분을 다시 또 읽었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말아요' -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 아픈 건 불행이다. 하지만 아픈 줄 모르고 아파할 줄 모르는 건 아픈 것보다 더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