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전체 글 381

의대생의 방학생활 - 아산병원 서브인턴쉽

2009년 1월.4주간의 겨울 방학에 인도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이런 저런 준비를 했었는데, 못가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나? '인도로 간 또또'라는 동화책을 읽고 인도 여행을 꿈꿔왔는데 막상 가려고하니 여러가지로 신경쓰이기도 하고, 군미필자라는 신분에 여권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여러가지로 복잡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금 사정이 좋지 못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아두었던 돈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부모님께 기대는 것도 등록금과 생활비면 충분했지 여행간다고 손벌리기가 여간 염치 없는 것이 아니다. 대신 서울아산병원에서 서브인턴쉽 프로그램을 돌게 되었다. 한번 쯤 다른 병원에서 실습을 돌아보고 싶기도 했고, 예전에 말했던 것 처럼, 실습 돌면서 하나씩 배우는 것들에 즐거움이 생..

아름다운 지하철역 녹사평역, 서울

녹사평 [綠莎坪]은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의 지명입니다. 녹사평이라는 지명은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이라는 뜻인데, 조선시대까지도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녹사평역이라는 이름역시, 2000년 8월 지하철 6호선이 개통하면서 옛 이름 그대로 녹사평역이 되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 역사 가운데서 가장 많은 건설비용이 들어간 역사로, 지하 4층 지상 4층 등 모두 8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녹사평 이후 구간인 이태원역부터 약수역까지는 시공사의 파산으로 인해 공정이 늦어져 6호선 개통 이후 무정차 통과하였다고 합니다. 녹사평 역은 지상 4층에는 높이 12m의 유리 돔이 설치되어 있고(녹사평역 투시도), 이 돔을 통해 지하 4층까지 자연광이 통과해 전체적으로 신비하고 정갈한 느낌을 준..

사진 2009.06.10

謹弔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謹弔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거. 2009년 5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님 영결식.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서거 이후, 충격의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열흘이 더 지났습니다. 하지만, 충격의 기억들은 너무나 강렬해서 마치 바로 어제였던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충격의 일주일동안, TV와 인터넷으로 서거 소식을 띄엄띄엄 접하던 저는 궁금했습니다. 2009년 5월 23일, 역사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련지, 2009년 5월 29일, 서울을 빠져나가는 이 더디고 긴, 애절한 행렬을 우리는 어떻게 잊어 갈 것인지. 저는 궁금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

잡담 2009.06.09

베토벤 산타 바이러스 - 병원 속 작은 크리스마스 연주회

토요일 오후, 주로 본과 1학년 2학년이 사용하는 1층 열람실에 불이 꺼져있다. 본과 1학년은 오늘 오전 시험을 보았고, 본과 2학년은 특성화 연구로 바빠 자리에 없다. 텅빈 열람실 옆에는 가방들과 악기들이 잔뜩 쌓여있고, 의자를 옮기는 분주한 손길들만 보인다. 로비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옆으로 시험을 치고 눈이나 좀 붙였을까싶은 본과 1학년, 그리고 예과생들이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아이들은 어디론가 의자를 옮기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고, 누군가 가방과 악기들을 옮긴다. "산타"관련 지난글 보기 - 산타할아버지 버스타고 선물배달하시네.(click!). 의자들이 운반된 곳은 병원 로비 2층. 가방과 악기들은 외래 진료실 앞의 구석진 의자에 놓여진다. 의과대학 관현악 동아리는 매년 크리스마스가..

존경 - 외과 실습의 꽃 수술 스크럽

그래도 병원으로 "출근"인데 매일 아침 샤워까지는 안하더라도 최소한 자면서 뒤집어진 머리는 바로하고 출근하는게 예의 아니겠는가. 역시나 기숙사 샤워실은 아침에 무척 붐빈다. 급할 때는 누군가는 싱크대에서 머리를 감기도 하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게 바로 나였다. '어차피 아무도 음식 안해먹는걸' 하면서 속으로 합리화하면서 후다닥 씻는데 어느새 손을 스크럽하듯이 씻고 있다. 이제 외과 실습 6주차. 이놈의 조건반사. 아직 잠이 덜깬거다. 역시나 외과 실습의 메인은 수술 스크럽(수술보조?)이 아닐까 한다. 가끔은 각 수술 담당 레지던트 선생님의 "손 닦고와" 혹은 "손 씻고와" 한마디에 인턴 선생님과 서브인턴의 표정이 바뀌기도 한다. 실제로는 서브인턴(PK)의 쓸모가 수술도구 Kim's(세계적 위암 수술의 대..

부산 지하철 냉정역에는 기린도 있다네. - 지하철 2호선

지난 여름 방학에 부산 골목 탐방 시리즈물로 부산 영도구의 흰여울길과, 오리와 벽화로 유명한 안창마을, 태극마을을 기획했었고 보너스로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촬영장소였던 개금 국민 주택을 기획했었습니다. 이 중 흰여울길과 안창마을은 포스트를 작성했었고, 개금 국민 주택은 사진 몇 장만 찍고 돌아왔었지요. (태극마을에는 적절한 시간대를 찾지 못해서 방문하지 않았습니다.마음도 좀 불편했구요.) 뭐, 여튼 개금에서 좀 걷다가 동서대학교와 경남정보대학쪽으로 내려와서 냉정지하철 역에 갔었습니다. 플랫폼에 서서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안전 손잡이에 뭔가가 그려져 있길래, 처음에는 누가 한 곳에 장난삼아 그렸나 했는데, 플랫폼을 따라 걷다보니 앞쪽으로 가면서 꼼꼼히, 그리고, 여러사람의 손길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신기한..

부산의발견 2008.10.26

늘 행복하시기를 - 의대생의 정신건강

오랜만에 포스팅을 블로거 뉴스에 송고 해놓고, 베스트 목록에서 포스트 하나를 읽었다. "의대생활 힘들다며 자살했던 동기"라는 글을 보니 선배 그리고 친구의 모습이 눈에 스친다. 그리고, 꽃다운 나이 20에 생을 포기한 친구 여동생의 이야기를 TV 재연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다시 보게된 씁쓸했던 기억들.. 나에게 2006년 가을과 겨울은 이별의 계절이었다. 최근 부쩍 자살이 눈에 띄고 있다. 이름을 열거하자면 수도 없이 많은 연예인들이 최근 갑작스럽게 생을 포기하였고, 이것이 사회 전반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항상 타인에게 노출되어 있고, 흥행과 실패, 팬과 안티, 인기와 악플에 민감하기 때문일까? 아침 회진을 돌다가 보게된 TV 속보에 잠시 멈추어 섰던게 바로 얼마전이었다. 우..

의과대학 서당개 3년 - 서브인턴을 아시나요?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했던 그 개는 분명 머리가 좋았나 보다. 본과 3학년, 5년째 의대를 다니는데, 아직 풍월은 커녕 교수님 질문에 쩔쩔 맨다. 어렴풋이, 아 이거 언젠가 공부했던 건데. 책장의 모습과 사진은 어렴풋이 떠오르는데 무슨 글자가 적혀있었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마음 속으로 지나치게 나쁜 내 기억력을 탓하며, 한없이 작아진다. 고양이 앞의 생선 같은 기분이라 할까. 위기에 처하면 바퀴벌레는 아이큐가 순간적으로 수직상승하여 살길을 찾는다 했던 것 같은데, 교수님의 질문을 받는 순간, 머리가 굳어 버린다. 대답을 척척해내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또 한번 초라해지는 건 나뿐만은 아니겠지. 의과대학 교육 과정 - 위키백과, 블로그 어른이 되기만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의과대학에 예과생으로 입학..

흑백 필름 현상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지요? 실습을 돌기시작하면서 이런저런 일에 쫓기다보니 생각지 못하게 장시간 잠수를 타고 있네요. 여름방학에 포스트 몇개를 올리고, 잠수를 타다가, 이렇게 또 불쑥 찾아왔습니다. 실습 돌기전에 찍어 두었던 사진들을 보니 기억들이 새삼나서 이렇게 포스팅 합니다. 내용 1. 필름 현상기 2. 필름 현상 추천 포스트 링크 예전에 Rollei35를 장롱에서 찾았다고 말씀드렸었나요? 어렸을 때 가족의 대소사를 함께했던 카메라였는데, 한동안 장롱에 쳐박혀 있었더랬지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이 카메라를 종종 사용했었습니다. 작아도 사진이 잘 나온다고 많이 찍었었지요. 그러던게 벌써 10년도 넘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낸 보물같은 Rollei35에 필름을 채웠습니다. 예전에는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사진 2008.09.21

숨은 그림 찾기 - 부산 안창마을 02 호랑이는 어디갔니? - 부산 안창마을 01 [부산여행/부산갈만한곳/안창마을/부산볼거리/골목길/느린여행]

숨은 그림 찾기 - 부산 안창마을 02 호랑이는 어디갔니? - 부산 안창마을 01 [부산여행/부산갈만한곳/안창마을/부산볼거리/골목길/느린여행] 오래된 벽을 만나 가방속 카메라는 숨기듯이 꺼내들었다가 다시 또 숨는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추억를 빙자해 타인의 공간을 침범하였을까. 식은땀이 난다. 열려진 창문과 대문은 피하고, 보는 이 없는 골목에서 보는 이 없는 타인의 공간을 넘나든다. 더운 날씨에 문과 문을 열어 집안이 훤히 보이는 좁은 골목을 도망치듯 벗어나 낡은 돌벽을 따라 길을 내려가니 마을어귀의 작은 그림들에 눈에 들어온다.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길 모퉁이 하나, 귀여운 펭귄이 그려진 대문하나를 만나면 이 마을을 다시 돌아보게된다. ▶ 지난 포스트 보기 호랑이는 어디갔니? - 부산 ..

부산의발견 2008.08.07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