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발견

바람부는 길 - 부산 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01 [부산여행/부산갈만한곳/영도 영선동/부산 볼거리/부산갈맷길/걷기 좋은길]

GAP 2008. 8. 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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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길 - 부산 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01 [부산여행/부산갈만한곳/영도 영선동/부산 볼거리/부산갈맷길/걷기 좋은길]

오랜만에 부산에 왔다. 학업을 핑계로 집을 떠나있은지 꽤 되었지만, 간만의 휴가를 편히 보내고 싶은 마음에 집으로 돌아왔다. 가방을 내려놓을 시간도 없이 친구들을 만났고, 별스럽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역시 가족과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남은 휴가를 뭐하고 보낼까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은 바로, 부산 골목 여행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 이런 나에게 부산의 골목은 낯선 곳이 아니며 한번도 특별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머리가 굵어지고, 여행을 다니면서 그 골목들이 주었던 느낌이 특별함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을 뿐이다. 알지 못했던 그 길의 특별함을 인터넷 신문 기사를 통해 처음 보았다. 이름하여 "언덕 위 골목길, 그 곳을 걷다."(링크) 이 신문기사에서는 부산 범일동 안창마을, 부산 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부산 감천동 태극마을을 보여주고 있다. 이름마저 아름다운 이 세 골목을 나도 한번 돌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부산광역시 영도구 영선동에 위치한 흰여울길을 가보기로 했다.

▶ 부산 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찾아가는 길
1. 지하철 부산역 하차 → 9번 출구로 나와  → 82, 85, 508번 버스 탑승 → 테크노과학고 하차
2. 지하철 남포동 하차 → 영도방면 출구  → 6,7, 9, 70, 82, 85, 508번 버스 탑승  → 테크노과학고 하차
3. 지하철 남포동 하차 → 영도방면 출구  → TAXI 이용  → 테크노 과학고 하차 (약 2000원)
 하차 후 →  절영해안산책로 안내판 따라 이동


쇠맛 물고기 - 자갈치쇠맛 물고기 - 자갈치

 자갈치에서 버스에 올랐다. 피곤했던지 잠깐 졸다가 정류장을 지나쳤다. 테크노과학고(구 영도여상)를 지나쳐 산복도로 곡각지에서 내렸다. 어디든 상관 없었다. 오히려 길 끝까지 올라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절영로를 따라 걷기로했다. 오른쪽으로는 골목길을 지나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사용자 삽입 이미지뻐-스 주차장

버스에서 내리자 나를 반긴것은 뻐-스 주차장이라고 적힌 붉은 벽. 예전 기억이 맞다면, 이 길 건너편에 버스 수리 공장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고장난 뻐-스가 이런 곡각지를 올라오는 것도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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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가 보이는 골목들을 지나 더이상 인가가 없는 언덕까지 올랐다. 시원한 풍광. 내리쬐는 7월의 햇살을 고마워해야할지 미워해야할지. 영도 영선동 흰여울길에 바다가 없었다면 그냥 달동네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시원한 바다. 그리고 햇살. 그래서 누군가는 흰여울길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렀고, 다른 누군가는 아말피, 포지타노의 해변마을을 떠올렸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낭만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된 것은 우리네 삶에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속도를 줄이시오 - 부산 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속도를 줄이고 마을로 들어가보자. 그리 낯선 동네는 아니겠지만, 골목이 주는 불안감, 그리고 설렘이 마음에 번진다. 시원한 풍광, 따스한 골목길, 다양한 오브제가 있는 마을. 큰 길 옆의 조그만 공터에는 타고남은 연탄조차 빼지않은 낡은 연탄난로와 부서진 선풍기가 버려져있다. 누군가를 따뜻하게, 그리고 시원하게 해주었던 기구들. 그리고 부서진 나무 의자. 쓸모를 잃으면 버려지는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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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길 - 부산 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01 [부산여행/부산갈만한곳/영도 영선동/부산 볼거리/부산갈맷길/걷기 좋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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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바다를 닮은 파란 지붕 - 부산 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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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길 여행이라는 거창한 제목과 달리, 길을 잃을까, 혹시 헤매면 어쩌나 고민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길을 잃으면 어쩌나 고민했던 것조차 부끄럽다. 조그만 마을, 복잡하고 좁은 골목에는 얼마나 많은이들이 헤매였던 것일까. 바닥에 크게 그려진 화살표는 누구의 친절일까, 아니면 누구의 불편이었을까. 이렇게 복잡한 길을 만날때마다 누군가 이렇게 크게 길을 표시해준다면 실수따윈 하지 않을텐데. 수많은 화살표. 많은 사람이 .하길 바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길 - 누군가의 친절, 아니면 누군가의 불편

 거꾸로 시작한 골목길 여행이라, 화살표를 거슬러 내려갔다. 조그만 길이 나오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시는 어르신들. 카메라가 자꾸 신경쓰이시나 보다. 고개만 돌리면 시원한 바다가 보이는 마을. 이 마을이 신기한 사람과 이 마을에 사는 사람의 작은 만남. 이제는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이 마을을 찾는 사람이 익숙한듯 던지는 한두마디의 농담. 작은 죄송함을 어색한 웃음으로 포장하고,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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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조용한 등나무 - 영도 흰여울길

 고개만 돌리면 얕은 담벼락 건너 바다가 보이는 마을의 바로 아래에는 해안 산책로가 있다. 그리고 산책로와 이어지는 조용한 언덕에는 작은 쉼터가 있다. 바람 쐬기 좋은 곳. 햇살 받으며 바다를 보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어디 있을까 싶다. 언덕 아래로는 초록, 빨강, 노랑, 검정 계단이 어지럽게 놓여있고, 짭쪼롬한 바다냄새가 마을로 불어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계단 - 부산 영도구 영선동 흰여울길

사용자 삽입 이미지계단을 내려가면 해안 산책로가 펼쳐진다.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그렇게 한 십분 쉬었을까. 언덕위의 마을을 바라보니 복잡한 마음이 든다. 부산항이 있고, 남포동, 영도가 있는 부산지역은 1876년 개항이후 130여년간 엄청난 격변의 시간을 거쳐왔다. 한때 세계 3위, 지금도 세계 5위권내의 무역항 부산항은 과거, 식민지 수탈을 위한 전초기지로 일제시대를 보내고, 한국전쟁시 마지막 도시로 미군들이 물자를 하역하였던 전략거점이었다. 아마도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산꼭대기까지 집짓고 살았던 시절부터 이 마을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시절, 밤에 부산항에 입항했던 배들은 이 집들을 고층빌딩으로 착각하기도 했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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